시집속의 詩

바람이 불어

靑巖 2019. 8. 8. 11:47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꼬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우에 섰다.

 

강물이 자꼬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우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