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질경이의 생명력

靑巖 2019. 8. 13. 21:49

2017.4월호 시부문 당선작

신인상 수상작


질경이의 생명력


임영남


심한 황색 빛 가뭄과 불같은 뙤약볕에도

죽지 않는 질경이

이 약초가 자라는 곳에도

잘짜인 스팩 융단위에

금수저 자수를 짜 놓아야

취업 천국이 가까워 진단다


점점 쪼그라들고 허기져가는

인생의 졸업장 그 젊은 졸업장

빈약한 가슴에 품고 독기 가득한 다리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21세기 고독의 식물

비록 영양제를 많이 가지고 있어도

취업의 문은 좁고 비좁은 세상이구나


아들내미 힘없는 모습이

내동댕이쳐진 나약한 몸같은데

그 식물처럼 내동치고 밟혀도 어머니가 사주신

멋진 새 양복을 입고 다시

거리를 나서는 수 많은 아들들


상처가 아물기 전에 일어서는 오뚝이

밟혀도 꿋꿋이 털고 일어나는 질경이

졸업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니

이겨 내라는 듯이 움틀거리며 속삭인다

푸른 질경이는 흉년에도 절대 죽지 않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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