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자갈치의 하루
靑巖
2019. 8. 16. 17:32
자갈치의 하루
손근호
곰곰히 들어간 주름과
햇볏 한 인생 태워
검은 반질의 얼굴
날 밝기전 비늘치고
날 오르니. 하나 광주리 쌓으니
이만원은앞치마에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 가고
만원은 내일 새벽에
타인에 주머니에 들어갈 고기값이라
왼쪽 쌍둥이 같은 오른쪽 주머니에
살짝, 맞은편 당근 장수 아지매가
볼새라 살포시 들어간다
한스슬, 어둠이 지나치는 자갈치
자갈치의 시장이 끝나는건
행인의 발거음소리가 사라지고
흐느적거리는 술취한 사람들이
자갈치를 바다로 여기며.
하나 둘 환한 포장아차에 모여 있을때이다
홍합 냄새가 무루 익어 포장마차의 불빛이
자갈치의 바다에 비치어 물결이 흔들린다
자갈치의 생선 씻은 냄새는
파도 소리를 묻혀, 사람들을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