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상사화

靑巖 2019. 8. 31. 16:13

​상사화​

 

                  허광빈

 

 

전생의 연분, 꽃시절 긴 목 대궁으로 빼어들고

 

선연한 주홍빛 속내로만 끓는 그리움

 

붉은 울음 산천을 목 노아 물들이고

 

땅 밑에서 사랑잎 틔우는 아름다운 기다림

 

꽃대궁 속으로 한숨 몰아쉬며

 

 

여섯잎 실핏줄을 후후 불어 주고 있었다​

 

 

연푸른 속살 독백으로 이겨내며

 

붉은 마음 하나 당신의 기약 없는 꽃대궁에

 

사랑의 질긴 가지를 쳐내며

 

그리움 여무는 붉은 눈동자 사이로

 

기인 촉수가 연민의 느낌표를 찍어갈때

 

 

오늘 밤도 청아한 빛으로 뉘 가슴을 물들이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