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숨비소리

靑巖 2019. 10. 27. 21:57

숨비소리




조소영



장마가 시작된 지 일곱 날이 지났는데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각에도

밤 새도록 비가 온다

비는 내 혼탁한 영혼의 개울로 흘러

마음 한자락 적시더니

냇물로 강물로 흘러 이제 범람을 한다


잠 못 드는 밤

숨죽인 눈물은

내 마음의 보석

고된 삶에 찾아온 성숙을 시로 내린다


시리도록 애잔한 별들

공허함의 빈자리

몸에 밴 고독은 그저 엉킨 실타래를 풀듯

그런 연유로 뒹굴면 별이 될까


어둠에게조차 빛은 보이고

밤새 울었던 문도 열리고 비도 그쳐

아름다운 빛깔로 반기는 새날

장마철에도 내 마음에 뜨는 별은

내일을 밝혀 주는 빛

복숭이꽃 같은 사람들과 나누는 정은

각자의 숨비소리로 치유의 삶을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