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되는 가로수들
박효석 시인, 24번째 시집 ‘예수가 되는 가로수들’ 출간
박효석 시인, 24번째 시집 ‘예수가 되는 가로수들’ 출간
예수가 되는 가로수들, 박효석, 128P, 그림과책, 24번시집
늘 무인도에 살듯이 시를 써오면서 아주 드물게 전혀 면식도 없는 분들께서 나의 시의 무인도에 방문하는 예가 있어 그런 분들을 위하여 또 시집을 발간합니다.
나의 시의 무인도에 방문한 분들께서 때때로 분에 넘치는 찬사를 해줄 때는 지금까지의 무인도가 무인도가 아니라 세계의 본질이 되는 것 같아 그동안의 침잠과 고독이 한 번에 날아가는 것 같은 기쁨에 잠기다가도 또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무인도를 무인도답게 오로지 시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모름지기 외로워야 하고 순간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지금까지 문단에 얼굴을 내민 적이 한 번도 없기에 시단에서는 무인도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나의 무인도에 방문한 분들과 우연찮게 인연을 맺게 되면 그 인연을 변치 않고 오로지 그 인연과 함께 하는 것이 나의 인생관이기에 이번에도 지금까지 시집을 쭉 내오던 출판사에서 또다시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변화 없는 연례행사 같기도 하지만 시인이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시를 쓰기 이전에 인간성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밥이 안 되는 시를 평생 써오면서 누구보다도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나의 무인도가 외롭다고 제자들이 모두 발길을 끊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변함없이 나를 격려하며 사랑으로 지켜주는 아내가 있어 나는 복 중의 복을 받은 사람이기에 무인도를 또다시 세계의 본질로 바꾸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