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시낭송/주름살의 흔적

靑巖 2019. 12. 24. 03:57

주름살의 흔적

시 곽상호

낭송 조소영


<월간 시사문단 2019년 3월호 시 부문 신인상 당선작>



주름살의 흔적



곽상호


내 안에 내 친구 세월아

똑똑 그 곳에 게 없소


내면의 내 속에 내 친구들을 만나러 가다 보면

무심한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주름살의 흔적

회색빛 흔적 무지개빛 흔적의 이름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여러 빛의 흔적으로 남았다


내 친구들은 내 안애 내 자아였다

수 많은 경우의 사건과 상념들


재촉하였던 나

재촉하는 나의 내면 친구들

하얗게 먼저 나갔던 친구들이 모여서 나로 오고 나로부터 가고


세월의 흔적이 상처가 되었다 주름살과 흰머리의 흔적

그것들이 상처, 즉 삶의 주름살이었다


순간 햇살이 나의 얼굴에 타원형으로 비춘다

스포라이트다 주름이 연해진다

1막1장이 끝나다


세월아 무심한 세월아 뭐가 그리 바쁜지

아직도 앞길만을 재촉하는구나


이제 2막 2장이 시작된다

똑똑 그곳에 내가 온전히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