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아침냄새
靑巖
2020. 2. 9. 04:08
아침냄새
김순진
벌써 아버지 기침하셨나 보다
아궁이 짚불 때는 냄새가 난다.
새벽안개의 습한 냄새가
식전 까치만큼 반갑다.
등겨 한 바가지 넣어 여물을 저으시나 보다
짚풀콩깍지 끓는 냄새가 난다.
함지박에 여물 퍼 외양으로 가시나 보다
봉초 말아 피우시는 신문지 탄내가 난다.
부림소 침흘리며 여물을 먹나 보다
엉덩이에서 떨어지는 뜨거운 쇠똥 냄새가 난다.
어머니 조반을 준비하시나 보다
화롯불 위 토장 끓는 냄새가 난다.
그렇게 또 하루가 시작되나 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