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詩 속으로
은행나무
靑巖
2020. 3. 8. 19:02
은행나무 / 이상준
사거리 한복판에 우뚝 선
천세를 바라보는 고목古木도
시나브로 왔다가 쏜살같이
내달리는 계절의 깊어짐을 안다
짙어져 가는 가을은
바람도 외로워
고목에 매달린
노란 잎에 앉아 있다
몸을 뒤틀며
거친 피부와 주름에도
거목巨木의 금빛 몸짓에는
사람도 차량도 예를 갖춰
비켜간다
가을을 위해
천명으로 살아온 삶도
노란잎 떨구는 소리
크게 들리면
황홀했던 가슴을
또 비워야 한다.
은행나무 위치: 금천구 시흥동 은행나무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