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화성암

靑巖 2020. 3. 14. 16:57



화성암


박효석



땅속 깊은 곳에서

억만년도 넘게 安居하였더니

그동안 참고 참았던 사랑이 일순에 폭발하여

불 화산을 이루는 걸 내 어찌하겠느냐


죽은 듯이 安居하고 있던 미라를 비롯하여

새들의 영혼, 나무와 풀들의 영혼, 그리고 공룡의 영혼 등

천년도 넘게 땅 속 깊은 곳에서

암석에 누워 安居하고 있던 영혼들이

불이 되어 뛰쳐나와

블덩이가 된 돌에다

그동안 땅속 깊은 곳에서 억만년도 넘게 安居하는 동안에도

오로지 내 사랑은 조금도 식은 적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끓어오르는 용암 같은 사랑으로 문신을 새긴

화성암을 징표로 그대에게 내보이는 것을 보고도

그래도 이 지구가 사랑이 식지 않고 끓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느냐


천만년이건 억만년이건 지구의 사랑은 영원토록

땅속 깊은 곳에서 용광로처럼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억만년을 화석으로 증언하고 있는 화성암을 보고도

믿지 못하겠느냐


사진/미담한의원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