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기다림

靑巖 2020. 4. 7. 21:36

기다림


조소영



거둬들인 들녘 끝자락

텅 빈 가슴 짚단처럼 쓸쓸하고

휘감는 바람 앞에 눈물로 서 있는 한 사람


온몸으로 맞는 겨울은

바람 부는 길 위에 한 그루 나무가 되지만


구름 속에도 피어나는 햇살처럼

세찬 비바람에도 무서리 걷히고

묵혀 두었던 그리움 꺼내어

희망을 색칠한다


겨울의 얼룩진 고백

어둠 속에서 연초록 싹들은 땅을 밀치며

이슬을 머금고 반짝거린다


출처/월간 시사문단 3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