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巖 2020. 4. 13. 00:53

구두


이태순



등불을 찾아다닌 허기진 빈 배였다

벗어놓은 동굴이 축축하고 검고 깊다

조인 끈 풀어 주던 봄

봄날의 강이 있다


어디서 밟았을까 꽃잎이 말라붙은

껍질은 껍질끼리 허물을 덮어가며

슬픔을 껴안아 준다

빈 배 한 척 빈 배 두 척




글: 지하철 시

사진: naver blog 어처구니 있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