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벚꽃이 지는 밤

靑巖 2020. 7. 8. 19:57

벚꽃이 지는 밤

 

이하재

 

시리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려고

저 여린 가지마다 주렁주렁

꼬마전등을 달아 놓았구나

 

삼 촉 불빛들이 너울너울 춤추면

손잡고 걷는 사람들은 즐거워

환한 웃음꽃을 피운다

 

내마음 토닥여 달래줄사람

작은 별이 외롭게 깜박이는

서쪽 하늘 어디쯤 거닐고 있을까

 

고개를 젖히고 배시시 흘려보낸

나의 웃음은 허공 속을 첨벙거리다

하얀 나비 등을 타고 날아다닌다

 

살내음 짙게 배어있는 꽃잎이

뜨거운 두 볼을 스치며

물풍선 하나 떨궈놓고 간다

 

2020 봄의 손짓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