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을 좌우하는 유니폼
잘 입은 유니폼 하나 열 마케팅 안 부럽다
외식업소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유니폼
외식업에서 ‘유니폼은 자존심’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최근에는 불편하고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유니폼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어려운 외식 환경 속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편의를 증진한다는 미명 하에 외식업 유니폼은 점점 더 간소화되고 있다. 그러나 유니폼은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외식업소의 얼굴이다.
브랜드 콘셉트 및 이미지 대변하는 얼굴
유니폼은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요소다. 즉, 유니폼은 외식업소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다. 첫인상이 사람에 대한 평가를 좌지우지하듯 외식업소의 유니폼은 그 업소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첫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의 이미지가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첫인상이 좋지 않은 외식업소에 대해 호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유니폼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유니폼은 외식 브랜드의 콘셉트나 이미지를 대변하고 개성을 표출하는 가장 직접적인 매개체다. 또 단정한 유니폼 착용은 업소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다주며, 깨끗한 유니폼은 청결유지 상태와 위생 상태를 미리 알아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유니폼은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조성하고, 직원 역시 유니폼을 착용하는 순간부터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유니폼의 유래
유니폼은 당초 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 자기 민족과 다른 종족을 구별하기 위해 일정한 표식을 장식화한 데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마의 군대에서 투구와 갑옷에 그들 특유의 문양을 표시함으로써 적과 구분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신분을 알리고 지위와 계급을 구분하기 위한 방안이었던 것이다. 유니폼의 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니폼은 종업원과 고객을 구별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효과적인 브랜드 이미지 메이커
유니폼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예전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맛있는 음식과 미녀, 차가운 맥주가 있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미국의 패밀리레스토랑 「후터스」는 민소매 티셔츠에 핫팬츠를 입은 후터스 걸로 유명하다.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을 지향하는 후터스는 ‘펀(Fun)’ 요소에 중점을 두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갖춘 후터스 걸의 경쾌한 이미지로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유니폼으로 활용한 사례도 많다. 대만의 딤섬 전문점으로 세계 10대 레스토랑 중 하나인 「딘타이펑」에서는 중국의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유니폼으로 도입해 정통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안내 직원, 캐셔 직원에 한해 치파오를 입고 있다. 「공을기」 등 중국 정통성을 추구하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치파오 유니폼을 착용해 신선함을 선사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에서도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유니폼으로 도입한 바 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패밀리레스토랑의 유니폼 서비스는 독특하고 이색적이었다. 「T.G.I프라이데이스」의 경우 당시 주5일 시대를 맞아 캐릭터 유니폼을 입고 독특한 가발을 쓰는 등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이색 이벤트를 전개해 매출 향상을 유도했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한 참나무장작구이 고기 전문점에서는 개량 한복을 유니폼으로 착용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군대식 유니폼 밀리터리룩을 도입한 외식업소도 다양하다. 삼겹살 전문 브랜드 「오성돈」은 군복 스타일의 유니폼을 도입한 전형적 사례다. 특히 이곳은 브랜드 콘셉트 자체가 군대여서 메뉴이름뿐 아니라 가맹점도 가맹소대로 부른다. 이밖에도 조개구이 전문점, 볶음밥 전문점 등에서 군복을 입은 종업원들이 특유의 씩씩함으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주점에서도 독특한 유니폼으로 관심을 끈 사례가 많다. 복고풍의 주점 「짱구야학교가자」의 경우 매장 전체를 교실처럼 꾸밈과 동시에 종업원의 유니폼으로 교복과 교련복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씨푸드 테마주점 「럼보트」에서도 중세 범선의 인테리어와 더불어 선원과 같은 느낌을 풍기는 유니폼으로 통일성을 강조했다. 최근 선보인 퓨전치킨호프 「펀비어킹」의 경우 ‘비어카페’라는 콘셉트로 ‘도심 속의 캐리비안’을 추구, 직원유니폼으로 마린룩을 도입했다.
유니폼보다 두건, 앞치마 등 소품 활용도 증가
이런 유니폼이 외식업계에서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갈수록 유니폼을 간소화하는 추세이기 때문. 현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유니폼을 착용하는 대신 복장은 개인의류로 비슷하게 입도록 하고 두건이나 티셔츠, 앞치마 등으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유니폼으로 대체하고 있다. 개인 음식점의 경우 주류업체 등에서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앞치마를 사용하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 물론 소품이나 단품 아이템을 활용한 유니폼 전략도 필요하다. 특별한 이벤트나 축제가 있을 때 작은 변화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의 경우 전 세계적 축제인 만큼 경기 기간 동안 머리띠나 두건, 티셔츠 등 각종 소품들을 활용해 축제를 함께 즐기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특별 이벤트용일 뿐이며 기본적인 유니폼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한 유니폼 전문 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외식업소의 개점과 폐점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유니폼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는 정장 스타일의 상하의와 소품을 세트처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모자, 티셔츠, 앞치마 등 단품 위주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폼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종류는 간소화되고 있는 셈이다.
조리복 고급화, 스타셰프들의 감각적인 조리복
홀복이 점차 간소화되는 경향과 달리 조리복은 오히려 고급화를 추구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이나 오너셰프 레스토랑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레스토랑일수록 유니폼이 깔끔해야 함은 물론 최근에는 유니폼을 통해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 색상이나 구성면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의 유니폼을 추구하게 된 것.
특히 ‘미식(美食)’이라는 개념이 소비자들에게 점차 인식되면서 셰프들의 인지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셰프들이 요리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이 늘어나면서 유니폼 또한 패셔너블하고 감각적인 것이 인기다. 스타 셰프들은 유니폼을 통해 고객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특징을 표현하기도 한다.
오너셰프에게 있어 유니폼은 단순히 조리라는 목적에만 부합하는 것이 아닌 이미지 메이킹의 도구이자 비즈니스 활동에 중요한 에티켓이 되었다.
편안한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로 유명한 「예환」의 배예환 오너셰프는 소매와 목 부분의 안감에 꽃무늬를 넣어 포인트를 줬다. 크레이지 셰프로 알려진 최현석 셰프는 검은색 유니폼이 트레이드 마크이자 「버거프로젝트」에서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유니폼을 선보였다. 「유노추보」의 유희영 오너셰프는 조리복에 커다란 주홍색 단추 두 개를 달아 밋밋했던 흰색 유니폼에 재미를 더했다. 지난 7월 어윤권 오너셰프가 3번째 매장으로 론칭한 「삐꼴로에오」는 조리직원들이 통일감 있는 베레모와 앞치마를 사용해 경쾌하면서도 단정한 룩을 연출했다.
외식인 모두가 유니폼을 착용하는 그날까지
유니폼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 외식업은 먹을거리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신선하고 청결한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깔끔한 이미지가 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유니폼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이 될 수 있다. 나날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유니폼으로 신선함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 한 사람당 3~4벌의 유니폼을 준비해 두고 주기적으로 변화를 줄 경우 전체적인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역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장사도 잘 안 되고 원가가 치솟고 있는데 유니폼은 무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변화를 주기 위해서 매장 인테리어를 변경하고 기물·기기를 바꾸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다.
무엇보다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둬야 하는 프랜차이즈나 대형 음식점에서는 유니폼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산뜻하고 청결한 유니폼을 착용한 직원들의 할기찬 서비스는 빅마우스들로 하여금 좋은 입소문을 퍼뜨리도록 하는 모티브가 된다. 반면 지저분하고 단정하지 못한 유니폼은 악플러를 양산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고객은 잘하고 있는 것에는 무심한 듯하지만 못하고 있는 점에서는 가혹하리만큼 냉정하다. 유니폼의 작은 차이가 큰 명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월간 식당 특집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