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詩 속으로
한 해의 끝에 서면
靑巖
2023. 12. 8. 01:44
한 해의 끝에 서면/ 이상준
쓸쓸하지 않게 배웅했던
지난겨울에도
달랑 끝자락에 걸려
가늠할 수 없는 마음 끌어안고
저무는 해를 아쉬웠는데
그 많던 시간들은 눈 녹듯이 사라져
과거가 되고
묵은 시간들이라고 하기엔
비우기가 미안한 가득 채웠던 삶
돌아보면 그때처럼 좋은 때가
또 있을까 싶다
그 헤아릴 수 없는
스쳐간 마음들이
무한한 애정이었던 것을
잊은 듯 새순을 기대하는
알량한 마음은
또 한 해의 끝자락을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