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가슴에 내리는 비

靑巖 2019. 8. 8. 19:30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가 내리는 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그대여

 

오늘같이 비 내리는 날에는

그대를 찾아 나섭니다

그립다 못해

내 마음에도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을 넣을 수 있어

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빗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 밖을 보며 그대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마저 가릴 수 있지

쏟아지는 그리움은 진정 막을 수 가 없군요

그냥 폭우로 마악 쏟아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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