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권용숙
청자 빛 가을 하늘에 가무가 한창이다
공중을 물결 타듯 날아다니는 잠자리떼
혼자나 둘씩 포개서 구름처럼 둥둥 떠다닌다
높이 상승 했다가 가볍게 하강하는무리들
춤을 추는무희들 같다
고도를 조절하며 궁체로 젖는 날개 짓은
마치 비행기처럼 날개를 똑바로 편 채
왕방울 같은 눈알을 굴리고 있다
푸른 잎에 앉은 고추잠자리 참 곱다
좌 악 편 날개속이 환하게 비쳐
명주실 보다 더 가는 그물처럼 퍼져
저 실낱같은 날개에도 감격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