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우 씨
이무열
뺑소니차에 치인 사흘 동안
중국집 배달부가 홀로 죽어갔다
어릴 때 고아원을 뛰쳐나온 탓에
날 무시하느냐!
세상에 불 지르려다
징역 살고 몇 차례 소년원에도 다녀온 사람
한 달 칠십만 원 벌어
고시원 드난살이 팍팍했지만
매달 십만 원을 불우한 아이들 후원하고
보내온 아이들 사진과 감사 편지가
유일한 보람이자 희망이었던 지상에서의 삶
55킬로그램 체중에 키는 158센티미터
장기 기증 약속과
죽어서야 보험금 사천만 원을 후원회에 남긴 철가방 아저씨
한 평 반 창문도 없는 쪽방 영정사진 속에서
쉰넷의 김수우 씨 그가 웃는다
-세상살이, 당신도 행복하십니까?
이무열 시집 『묵국수를 먹다』, 《문학세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