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初心 / 김유명
커다란 한 걸음 자취가
덜 여문 모란 향에 취해
비틀대며 세상을 비껴 걷는다
태초 세상 모든 부정의 악취를
낭심에 고이 담은 듯 봄이 늦어
변명하길 가슴속엔 꽃을 담았노라
욕지기가 치밀어 오른 날
떠난 것은 없지 않았더냐
잠시 오래 자리를 비웠을 뿐
너는 계절마다 매 순간
잠든 꿈결마다 매 시간
모란을 그리워하지 않았더냐
설익은 봄바람에도 눈물을 흘린
꽃을 기다리던 그대이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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