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부부나무

靑巖 2025. 2. 28. 20:50

여수 오동도의

섬 숲 속길

"부부나무" 앞에서

부부나무

 

남편이라는 나무가 내 옆에 생겼습니다.

바람도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 주어 언제나

함께하고 싶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고

항상 내가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비록 내가 사랑했던 나무였지만 그런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귀찮고 날 힘들게 하는 나무가

밉기까지 했습니다. 괜한 짜증과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부터 나무는

시들고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한 태풍과 함께 찾아온

거센 비바람에 나무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나무가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여겼던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사랑을

주지 않아 쓰러져버린 나무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입니다. 늘 함께했던 

나무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사이에

나무는 나에게 정말로 소중한 그늘이

되어주었다는 것을...

 

이미 늦어버린 걸까요? 이제는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다시금

사랑해 줘야겠습니다. 나의 나무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나무는 혹시 잎이 마르거나 시들진

않았나요? 우리들의 나무는

사랑이라는 거름을 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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