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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여.
그대와 나 사이에 태어난 사랑은
시계속에 분침과 시침처럼
어느 한쪽이 걸음의 보폭을 늦추거나
몸이 아파서 드러눕는 날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삶입니다.
어둠의 고요 속에서
시계 바늘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려오는 것은
사랑의 그림자가 온 세상을 덮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구름이 하늘의 속살이듯이
함박눈이 물의 속살이듯이
그대와 나의 몸은 둘일지라도
영혼의 심장은 하나입니다.
그대는 나의 절반이며
나는 그대의 절반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혹여 나의 잘못으로 내가 미워지거든
분침과 시침이 맞잡은 뜨락에서
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우주를 떠올리십시오.
사랑이 마음속에 불꽃이라 해도
맞잡은 두 손의 따뜻한 체온은
용서와 희망의 원천이 되기 위해
24시간 똑딱똑딱입니다.
먼훗날
짓궂은 신(神)의 장난으로
우리들 사랑이 마음속 외딴 곳
그리움의 집 한 채로 남는다 해도
그대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은
꿈속에서도 잠들지 않는 시계바늘처럼
영원할 것입니다.
글: 시인 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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