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 중부소방서 소방관들로 구성된 5인조 혼성 그룹사운드 ‘피닉스’가 만들어 발표한 ‘소방관의 기도’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16일 소방방재청 국감현장에서 심재덕 국회의원이 낭독한 ‘ 소방관의 기도’가 바로 이 노래 가사 말 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거웠던 국감장을 잠시 숙연하게 했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늘 소중한 생명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그들만의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신비스러움까지 느껴지는 것은 왠일일까?
소방방재청장으로서 누구보다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입장에서 ‘제44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무엇인가 그들을 위해 하고 싶은 소박한 바램에서 시 한편을 써서 바치기로 했다.
소방관들은 화재진압과 구조 · 구급 현장의 절박함에서 단지 도와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과 가족의 행복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무한헌신의 국민안전수호자로서 묵묵히 자기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존경받아야 할 소리없는 영웅들이다.
진심으로 그들의 숭고한 생명존중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위로하는 한편의 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의 3만 소방가족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소방방재청장 문원경
소리없는 영웅들
오늘도.....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마음 한 곁에 넣고
생애 마지막인 양
결연히 나서는 당신
까아만 겨울밤
지친 육신을
주황색 옷 이불에 파묻고
깜빡 스친 잠결에
생명의 소리따라 정신없이 달리다
쓰러진 동료 들쳐 업고
돌아온 당신
밤새 지새운 하이얀 마음에
동료의 그을린 얼굴을 닦아내고
화마에 굳은 살 박힌 손으로
화마가 할퀴고 간 얼룩진 그의 손을
꼬옥 껴안고 어루만지며
나보다 먼저 그의 무사함에
안도하는 당신
내일도.....
내 생명보다
깊고 어두운 곳에서 찾은 생명들을
먼저 생각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그대들이 비통해 하던 그 곳에서
못다 찾은 생명들이
다시금 그대들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동료의 마지막 외침에 훈장을 달며
진정 그가 영웅이었음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아침에 가슴에 넣어 온 가족을
모두가 떠난 평온한 새 아침이 밝은 후
제일 마지막에 꺼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그대들의 해맑은 미소가
물먹은 火氣를 가라 앉히고
그제서야
얼어붙은 가슴 속 아내와 자식들의
안도하는 숨소리를 듣고
다른 생명보다
나를 더 소중히 하는
어리석음이 없도록
다시금 기도하는 당신
그대 소리없는 영웅들의 기도는
진정한 생명의 외침인 것을.....
- 2006. 11. 9. 소방의 날 소방가족에 바치는 헌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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