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만나는 詩

명태

靑巖 2019. 8. 27. 22:27

명태

 

이의재

 

 

기이하고 별난 놈일세!

몸뚱아리 하나로

어찌그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탯줄 잡고 나올 때

무슨 복을 타고 났나

얼마나 잘났길래 만인의 연인인가

 

명천의 태씨성 어부의

사랑을 듬뿍받아

명태라 불리더니

탱글탱글 뽀얀 너를 생태라 하고

고운 바람 입맞춤에

꼬독꼬독 코다리라 한다

 

타닥타닥 매질에도

생글 생글 웃어주는 북어

모진세월 비바람에

황태가 되고

꽃피는 춘삼월엔 춘태

눈내리는 겨울날엔 동태라 한다

 

추운 겨울 바닷바람

맞아가는 먹태

조미하여 안주삼은 짝태

그물에서 울고 있는 망태

신선하고 건강한 선태

산란하여 살이 빠진 꺽태

어릴적 노가리(앵치)도 있었구나!

 

못생겨도 깊은 맛의

사랑을 받고

아낌없이 주는 덕에 호강을 하니

이름 하나 손에 쥐고

살아온 세월

너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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