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와 고양이
반칠환
마실 나갔던 고양이가
콧등이 긁혀서 왔다
그냥 두었다
전날 밤늦게 귀가한
내 구두코도 긁혀 있었다
정성껏 갈색약을 발라 주었다
며칠 뒤
고양이 콧등은 말끔히 나았다
내 구두코는 전혀 낫지 않았다
아무리 두꺼워도
죽은 가죽은 아물지 않는다
얇아도 산 가죽은 아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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