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스케치 / 白影 안병학
망자亡者는
삼베옷을 걸치고
천국에 이르는 길섶에
소망의 촛불을 들고
줄지어 기다리는 개나리
불을 밝힌다.
사자死者의 열망
핏빛으로 흐르는
진달래 어우러지고
부푼 혈관으로 흐르는
봄의 물소리
잠을 깨운다.
한 떨기
졸음 오는 마을마다
한 맺힌 넋으로 피어나
어린 학鶴처럼 떠 있는
백목련이여!
겨우내
지구보다 무거운 사색의 시름을 거두고
열정으로 부풀어
불꽃으로 피워오는 벚꽃
쏟아 내리는
햇살
부푼 가슴에
가득한 소망
영혼의 불꽃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