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봄의 스케치

靑巖 2020. 3. 19. 23:25

봄의 스케치 / 白影 안병학

 

망자亡者는

삼베옷을 걸치고

천국에 이르는 길섶에

소망의 촛불을 들고

줄지어 기다리는 개나리

불을 밝힌다.

 

사자死者의 열망

핏빛으로 흐르는

진달래 어우러지고

부푼 혈관으로 흐르는

봄의 물소리

잠을 깨운다.

 

한 떨기

졸음 오는 마을마다

한 맺힌 넋으로 피어나

어린 학鶴처럼 떠 있는

백목련이여!

 

겨우내

지구보다 무거운 사색의 시름을 거두고

열정으로 부풀어

불꽃으로 피워오는 벚꽃

 

쏟아 내리는

햇살

부푼 가슴에

가득한 소망

영혼의 불꽃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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