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길, 가을이 와도 /이상준
끌림이 없는
그대로인 길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의식으로 길을 지난다
익숙한 길을 향한
고집스런 인식들이
분명 아닌데도
습관처럼 걸어 가고
여름내 쩌들어
맥아리 없는 거리에는
두리뭉실하게 흐르는
무료한 시간들뿐
길가에 빈 점포들은
나붙은 임대 안내장만
빛이 바래서 목이 탄다
역병에 신음하고
연일 퍼붓는 장맛비가
할퀴고 간 상처로
좌절감은 빈사가 되어
리더싑이 없는 리더의
대응 못한 책임은 길에서 떠돈다
어느새 가을
세상길엔 가을이 와도
다른 모양 다른 느낌
나를 물들이는 가을은 없다
사진: naver 은고의 blog
'이상준의 詩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은 오는데 (0) | 2020.10.31 |
---|---|
다시, 가을이 오면 (0) | 2020.09.26 |
기적의 손 (0) | 2020.09.01 |
루틴을 지운 하루 (0) | 2020.08.27 |
그 사람 (1) | 2020.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