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詩 속으로

세상길, 가을이 와도

靑巖 2020. 9. 11. 00:13

 

세상 길, 가을이 와도 /이상준


끌림이 없는
그대로인 길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의식으로 길을 지난다

익숙한 길을 향한
고집스런 인식들이
분명 아닌데도

습관처럼 걸어 가고

여름내 쩌들어

맥아리 없는 거리에는
두리뭉실하게 흐르는

무료한 시간들뿐

길가에 빈 점포들은
나붙은 임대 안내장만
빛이 바래서 목이 탄다

역병에 신음하고
연일 퍼붓는 장맛비가
할퀴고 간 상처로
좌절감은 빈사가 되어

리더싑이 없는 리더의
대응 못한 책임은 길에서 떠돈다

어느새 가을
세상길엔 가을이 와도
다른 모양 다른 느낌
나를 물들이는 가을은 없다

 

 

사진: naver 은고의 blog

'이상준의 詩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은 오는데  (0) 2020.10.31
다시, 가을이 오면  (0) 2020.09.26
기적의 손  (0) 2020.09.01
루틴을 지운 하루  (0) 2020.08.27
그 사람  (1) 202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