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친구 세월아 / 이상준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바쁘게 살았다고
이제야
솟구치는 그리움을 본다
서로를 보니
일진일퇴하며 살아온 날들이
물결치듯 쏟아지고
네 앞에
낮아진 모습으로
지나간 날들은
거름이 되었다
그리움이 허기를 채우듯이
오래된 안부를 묻고
흐려진 추억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간다
머리숱이 줄고
주름의 흔적이
우리를 몰라줘도
가슴은 뜨거운 젊음처럼
마주 앉아
우리는 웃었다
내 친구 세월아
조금 이른 은퇴에도
걸음걸이가 늦어도
이것도 나를 위한 삶인데
너무 서두르지 말자
아직은
기다림이
좋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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