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잠지

靑巖 2019. 10. 12. 01:55

잠지

 

 

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 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운 밥 얻어먹겠네

'시집속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설  (0) 2019.10.12
학번에 관하여  (0) 2019.10.12
꽃모종을 하면서  (0) 2019.10.12
뭉클한 고마움  (0) 2019.10.12
두사람  (0) 201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