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나현수
길게는 3년의 시간
적층의 어둠 속에서 하루살이는 꿈을 꾼다
외로움을 이해해 줄 누군가를 만나는 꿈
이를 위해 스무 번이 넘는 허물을 벗으며
희망의 고통을 감내하는 숙연의 마음
그렇게 하루살이가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먹는 것도 잊은 채 빛을 향해 날아간다
천 일을 밝히는 달빛 아래 그들이 만나
처음 인사하는 영혼의 춤사위
그 춤은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생명의 춤
하루살이가 불빛에 이끄려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 춤을 마주하기엔 너무 눈이 부셔
전등의 전원을 살며시 내리었다
이제 나에게도 적층의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은 나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말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허물이 거듭 벗겨지면
나 또한 언젠가 그들처럼 춤 출 수 있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 드리는 것이다
<나현수 시인님의 blog에서>
전남 장성고 교사, 시인(2017년등단), 예술인 등록(2018)
교원대 현대시 석사, 유튜브(시인 TV)
'일상에서 만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0) | 2020.02.09 |
---|---|
돌 먹는 녀석들 (0) | 2020.02.02 |
빈자리 (0) | 2020.01.11 |
소금쟁이 (0) | 2020.01.11 |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0) | 202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