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나무
이가영
겨울 태생 털 복숭아 남자는
두 손을 꼭 가리고 제치기를 한다
봄에 태어난 여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한다
소심한 남자와 소탈한 여자
목련나무 회사 사내 커플
언제 국수 먹여 줄지
뜰 앞 십년째 자줏빛 열애 중이다
제비 날아가고 가끔
잔치국수 내기 민화투를 쳤다
전해오는 말로는
소심한 남자는 겨울에 화촉 밝히자 하고
소탈한 여자는 봄에 화촉 밝히자 헸던
이딴 말 다 오해였다
봄이라고 다 똑같은 봄은 아니다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게 결혼이라며
좀 더 사귀어 보고
국수발처럼 똑 부러지게 말 하는 여자
한번도 열린 적 없는 남자의 입이 열린 듯 말 듯
목련나무회사 목련과 아가씨들
저 둘 결혼 할까 말까
점심 내기 사다리 타기 메뉴는
영원한 사랑 아닐까
떡볶이와 군만두 한 접시에 나오는 단짝 같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