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봄 회상

靑巖 2020. 4. 7. 20:45




봄 회상 


강 인한

 


찻물을 끓이며 생각느니

그리움도 한 스무해쯤

까맣게 접었다가 다시 꺼내 보면

향 맑은 솔빛으로 내 안에서 우러날거나

 

멀리서 아주 멀리서 바라보기엔

천지에 봄빛이 너무 부신 날

이마에 손가리갤 얹고

속마음으로만 가늠했거니

 

보이는 듯 마는 듯

묏등을 넘어 푸르릉 푸르릉

금실을 풀며 꾀꼬리가 날아간 하늘

 

누님의 과수원에

능금꽃 피던 날이었을거나

능금꽃 지던 날이었을거나.



-강인한 시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 국문과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2년 전남 문학상 수상

시집 <이상기후><불꽃><전라도 시인><칼레의 시민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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