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靑巖 2020. 4. 9. 22:36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이준관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 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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