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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1)

靑巖 2020. 4. 14. 19:47

시의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1)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순간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 느낌이 좋으면 더 만나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길 원합니다. 첫인상이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기도 하지만 내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기대를 크게 만들기도 하지만 실망을 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이렇게 맨 처음 만남의 순간을 좌우하게 되는 것 그게 첫인상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만남에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을 가꾸고 다듬게 됩니다.

 

시도 첫인상이 있습니다. 관심을 끌어 글을 읽고 싶게 만들기도 하지만 읽고 싶은 마음을 멀리하게도 합니다. 담긴 시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첫인상이 나쁘면 그냥 시를 덮어두게 됩니다. 시를 읽기도 전에 관심을 끌게 하거나 멀어지게 하는 시의 첫인상, 그게 시의 제목입니다. 그래서 많은 시인들은 독자들이 내가 쓴 시에 관심을 가져주고 끝까지 읽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제목을 정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시를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정성을 쏟고 고치고 다듬는 일을 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은 시의 제목이 한 편의 시에서 화룡점정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화룡점정은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용어로 시의 완성은 제목이 붙여짐으로써 비로소 끝맺음된다는 뜻입니다.

 

그럼 시의 제목은 어떻게 붙이는 것이 좋을까요? 전문적으로 시를 쓰는 시인들은 시의 형식이나 시의 유형, 내용과 연관하여 시가 담아내고자하는 주제를 암시해 주는 단어나 구절로 제목을 붙이기도 하고 시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보충해 주기도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어나 구절을 시의 제목으로 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작품에서는 글감의 소재나 제재 가운데 시의 주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을 뽑아내어서 제목으로 정하는데 이 방법은 가장 보편적인 제목붙이기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시의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주제나 상징, 비유, 이미지 등을 찾아내어 제목으로 붙이기도 합니다. 멋을 내어서 내용과 조금 관련이 있다고 해서 어설프게 상징이나 비유, 이미지를 끌어 쓴다면 적당한 제목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이 쓴 시에 대해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생각을 굴려서 내가 쓴 시의 제목을 어떻게 붙이면 내 시가 좀 더 드러나게 될까? 돋보이게 될까? 하는 노력을 해 보기를 권합니다. 그런 과정이 시 속에 녹아있다면 틀림없이 내 시의 완성도가 높아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달에는 방학과 관련된 주제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소재를 먼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찾아 시를 쓰는 자세는 매우 좋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일을 잘 살펴 쓰기 때문에 독자에서 자신있게 다가갈 수 있을 뿐더러 어떤 경험에 독자가 더 공감하는지도 잘 알게 되어 자신의 느낌을 잘 살려 쓸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눈을 끄는 작품은 다음과 같았지만 뽑아놓고 다시 읽으면서 표절 여부를 살펴보았더니 우수작으로 선정한 몇 편의 시가 기존 시인의 시를 그대로 옮겨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달은 뽑은 시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어졌어요. 글을 쓸 때 가장 나쁜 행동이 남이 쓴 글을 자신이 쓴 것처럼 옮겨놓는 행위임을 지난달에 얘기했습니다. 표절은 절도와 같은 행위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습관을 가졌으면 합니다.


출처:경상북도 영양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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