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단

허수아비 학교

靑巖 2020. 4. 17. 00:55


허수아비 학교


유선기



칠십 년 전에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

허수아비처럼 서있다


책상 걸상 칠판

지하장군 천하장군

깨진 유리창 사이로

담쟁이가 들어와 공부한다


선생님이 없는 교실

종소리 들리나

종은 풀밭에 서 있다

소리 없는 종


소리 없는 종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요

노을을 낚는 허수아비

풀숲에 선 노신사


2020 봄의 손짓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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