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할 속담이다. 가장 좋은 음식을 가장 저렴하게 제공해야 살아남는 시대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원가관리, 비용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경기가 좋았던 시기에는 고객이 많고 매출이 높은 만큼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에 내부적인 문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됐지만, 이제는 마른 수건을 짜고 더 짜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 철저한 비용관리를 통한 합리적 경영으로 안에서 새는 바가지를 먼저 잡아야 한다. 군살 없는 날씬한 경영이 성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됐다. 때문에 최근에는 ‘원가관리’, ‘비용절감’ 등이 외식시장에서 최고의 화두 중 하나로 관심을 끌고 있다.
비용절감은 여러 가지 요소에 적용될 수 있지만 외식업에서는 프라임 코스트라 불리는 식자재와 인건비 절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이 많고 매출은 높은데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종종 들린다. 이처럼 장사가 잘 되는데도 문을 닫는 외식업소가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안에서 새는 바가지’를 막지 못했다는 데 있다.
* 식자재 관리
수익률 높이는 미래의 경쟁력
글로벌 경기는 바닥을 뚫고 곤두박질치는 반면 식재 원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원가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식재관리는 수익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치솟는 원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험난한 외식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식재 흐름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며, 낭비되는 식재가 없도록 잔반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식자재의 효율적인 관리는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미래의 경쟁력이다.
양질의 식자재 저렴하게 확보하기
친환경, 웰빙 시대에 걸맞게 친환경 식자재가 눈에 띄게 우리 식생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찍부터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를 강조했던 일본의 외식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 외식산업 역시 국내산 양질의 식자재를 얼마나 저렴한 비용에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가 최고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식자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산지 직거래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 식자재 손실률 최소화, 직영농장 운영을 통한 양질의 식자재 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지산지소 운동을 전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시에 양질의 식자재 확보에 관심을 뒀다.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은 이제 단순한 지역 농산물 생산 및 소비를 넘어 식문화를 포함한 지역 전통문화의 매개체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지산지소 활성화는 지역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주고 외식업소에서 양질의 식재를 저렴한 비용에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농수축산물 생산자와의 직거래 역시 식자재 구매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각종 언론을 통해 “농가에서 생산한 배추의 가격은 1000원도 안 되는데 몇 차례의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이 10배 이상 뛰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원산지에서 직접 구매할 경우 식자재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외식업계에서 산지 직거래를 통한 비용절감 사례가 늘고 있다.
나아가 이제는 아예 직영농장을 운영하면서 식자재 구매시 유통비용을 제로화하는 추세다. 자체 농장을 보유하고 각종 채소들을 직접 재배함으로써 친환경 식자재를 원가 없이 사용하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본의 대형 외식기업 와타미 그룹이다. 이곳은 수만 평의 와타미 팜을 운영하면서 각종 채소류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곳은 없지만, 텃밭에서 소수의 재료들을 재배하면서 식재료로 활용하는 업소가 점차 늘고 있다.
구매한 식자재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도 비용 절감의 한 방법이 된다. 식자재의 손실률(로스율)이 낮을수록 낭비가 줄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육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선호부위가 많은 편인데 이를 새로운 메뉴 개발을 통해 소진한다든지 구이전문점과 육회전문점 등 다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식자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전략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