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 이상준
밤이 되면
가득 채운 하루도
야위어 가는 시간
종착지를 알리는
열차가 들어오면
고단함을 내려놓는
마지막 열차를 탄다
스치듯 지나간 하루
나를 이끌고 간 마음들을
애써 추스르며
오늘은 어땠는지
부족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건지
뒤를 돌아본다
하루의 삶이 사람 속에서
친절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면서
마음이 힘들다고 하는 건
또 아닌 건지
뒤를 돌아보니
보이는 것들
하루가 저무는 종착역엔
내려놓은 무거운 감정들만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