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하얀겨울이 골목을 돌아올 때쯤에 눈부신 사랑을 하자

靑巖 2019. 8. 10. 10:40

하얀겨울이 골목을 돌아올 때쯤에 눈부신 사랑을 하자

 

손근호

 

 

가을은 겨울이 오는 길목이며

사르르,어깨선으로 떨어져

낙엽이 쌓이는 공터랍니다

 

내 마음속에그대가 떨구는

이름들은 아스라히 떨어지는

또 하나의 낙엽들이 되었습니다

 

그대가 나의 공터에 주고간 가을

우수수, 떨어져 앉은 기억들

그 낙엽의 이름이 하나 하나씩 불러집니다

 

정동진역

셀부루카페

해운대바다

 

낙엽 뒷면에 적혀진 이름들이

다시 한 잎씩 한 잎씩 읽혀질때쯤

아마 하얀 겨울은 골목을 돌아서 오겠지

 

그리고 하얀눈을 보면서 사람과 거닐어야지

겨울이 오면 눈부신 사랑을 해야지.

나의 공터에 낙엽들 위로 덮혀진 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