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그리움으로 오는 당신
묘연 이설영
언제부터인지
빈곤한 내 마음에
잔잔한 호수를 만들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삼백육십오일 사계의 바람은 요란하지만
늘 나를 잔잔한 물길로 인도하는 사랑
가시 많은 꽃밭 위로
잿빛 구름 떠다니는 날이면
봄빛 미소 온화한 말씨 소탈한 모습으로
거친 마음 밭을 가궈주는
내면의 정원사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깊은 고독의 그림자까지
포근한 양지로 빼곡히 채워주는
그대는 내게 운명의 손길입니다
큰 나무들 사이로 늘 변함없이
올망졸망 낮은 채송화로 겸손히 앉아 있는 당신
깊은 주홍빛 그리움을 담고 있어도
가슴을 슬프게 하지 않는 그대 평화의 쉼터에서
매일 나는 각별한 당신과 마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