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속의 詩

폭포

靑巖 2020. 6. 26. 22:47

폭포

 

김수영

 

 

폭포瀑布는 곧은 절벽絶壁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向하여 떨어진다는 의미意味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전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瀑布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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