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詩 속으로

상처

靑巖 2019. 11. 19. 03:34

 

상처 / 이상준

 

  

붉은꽃 흐드러지게 피길

인내하며 기다린 시간들이

돌아보면..

 

 

그때는 가지마다 무성한 잎파리가 꿈을 꾸고

그때는 가지마다 외롭지 않게 품어주는

사랑이 있었는데 

 

 

이제

붉은꽃 다 떨어지고

사랑마저 메말라 이별한지 오래

상처로 남은 시간들뿐

 

 

세월의 덧없음을 아는 건지

붉은꽃 나무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고 운다

 

 

쉽게 아물지 않은 상처들과

그때 그 감정들이 여전히 남아

마음을 괴롭히고

  

 

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아름다운 기억 보다

아팠던 기억이 더 크게 남는 것은

 

  

아직까지 흐르고 있는

살붙이 정 때문인걸

 

 

가슴속 생채기를 보듬고

기지마다 싹은

흐드러지게 필 꽃잎을 위해

다시 안간힘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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